세상일은 수많은 기점이 있기 마련이라는데, 얼마나 더 있어야 그 기점이 보이는 건지. 곧 기점이니 주의하십시오- 하고 표지판 하나만 써준다면 편안한 맘으로 잠들 수 있을 텐데. 그깟 문구 하나, 내 인생에서 쏙 빠지니 밤이 어두컴컴하지 않고서 배기겠나. 왜 하루는 그토록 무뎌서 순식간에 풍화되어 버리는 건지. 살점처럼 깎여나간 나날의 잔해는 500cc 색색의 캔이 되어 방 안을 나풀나풀 날아다니는지. 왜 쉽게 뱉은 것들을 기억하지 못하는지. 왜 쉽지 않은 말들만 되씹고 되씹는지. 누구도 죽인 적 없는 눈을, 마치 고래처럼, 하고서는 큼직한 곡선 그리며 나아가질 못하는지.
매일은 조그맣고 그래서 나도 조그맣게 변해간다. 매일을 쌓아 만든 집채만한 모든 것들에서는 비린내가 난다. 부산의 해변에서 커다란 고래 사체를 보았다. 단단한 살치에는 비린내가 났다. 거대하게 아팠을 것이다. 조그만 이는 조그만 아픔만 품을 수 있을까. 그랬으면 좋겠다. 따끔한 맹독, 볼따구 안에 머금은 복어는 제 독조차 안아플텐데. 모르겠다. 아무튼 헤엄은 치겠지.
맥주캔을 딴다. 캔 주둥이에서 토해낸 탄산은 바다거품 같기도 하고, 어린 꿈같기도 하고.. 톡톡, 톡톡.
겨울밤이 떴다. 까만 불이 켜졌다. 불이 꺼질 때, 나는 뿔뿔이 흩어진 빛을 본 것도 같다.
오늘도 다들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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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유의 유는 놀 유자입니다. 그러니까 저는 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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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초보와 새내기에겐 따뜻한 관심과 격려를! 고수에겐 아낌없는 칭찬과 찬사를! 